학년이 아니라 아이의 현재 상태에서 출발하고, 매주의 기록이 다음 수업을 고쳐 갑니다.
마음·학습 진단으로 아이가 확실히 아는 것과 지금 넘어설 수 있는 어려움, 그리고 수학을 대하는 마음을 먼저 봅니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첫 목표와 '한 걸음 위'의 과제를 설계해 학부모님께 설명드립니다.
아이가 먼저 씨름할 시간을 보장하고, 막히는 지점에서 답이 아니라 생각의 방향을 짚습니다.
무엇을 시험했고 실제로 어땠는지, 다음 주는 어떻게 갈지를 매주 보내드립니다.
인지과학에서 말하는 Desirable Difficulty — 즉 근접발달영역(ZPD)과도 맞닿아 있는 개념인데요. 억지로 암기해서 대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적당히 버거운 과제를 스스로 생각하며 넘어설 때 학습은 가장 오래 남습니다.
이미 혼자 풀 수 있는 영역. 편안하고 정답률도 높지만, 이 안에서만 반복하면 실력은 제자리에 머물게 됩니다.
근접발달영역(ZPD) — '바람직한 어려움'. 지금은 살짝 버겁지만 스스로 생각하면 넘어설 수 있는, 딱 한 걸음 위의 과제들입니다. 저희 수업이 겨냥하는 지점이 바로 이 고리입니다.
아직 너무 어려운 영역. 지금 건네면 고민이 아니라 좌절만 남습니다. 아이마다 이 경계가 다르기에, 진단이 먼저 필요한 이유입니다.
→ 한 걸음 위의 과제를 스스로 넘어설 때마다 안쪽 원이 그만큼 넓어지구요, 어제는 버거웠던 문제가 오늘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됩니다.
저희 교습소는 어려운 문제를 대신 풀어주는 곳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씨름해 볼 만한 적절한 어려움을 정성껏 골라 건네는 곳입니다. 쉬운 문제만 반복하면 당장은 편하지만, 다음 학기에는 '따라가는 공부'가 아니라 '버거운 공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할 만큼 한 것 같은데 결과가 안 나오는 공부 허무감을 겪지 않게 돕고 싶습니다.
그래서 수업에서는 아이가 먼저 고민할 시간을 충분히 드리구요, 막히는 지점에서는 답이 아니라 생각의 방향을 짚어드립니다. 다만 무작정 어렵게만 가는 것은 아니고, 한 명 한 명의 현재 상태를 진단해 무리하지 않고 딱 한 걸음 위의 과제를 세심하게 설계합니다.
그날 부딪히고 고민한 과정이 어디에 맺혔는지, 수업 후에는 학습 기록으로 남겨 학부모님과 함께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차분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지도해 나가겠습니다.
한 번 진도를 나가고 끝나는 수업이 아니라, 매번의 수업 기록이 다음 번 과제를 더 정확하게 맞춰가는 순환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수업의 목표와 아이가 스스로 넘어설 수 있는 '한 걸음 위'의 과제를 설계합니다.
아이가 먼저 문제와 씨름할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고, 막히는 지점에서 생각의 방향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무엇이 단단하게 잡혔고 어디서 막혔는지, 수업에서 관찰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차곡차곡 기록합니다.
점검 단계에서 확인된 내용들을 다음 수업 계획에 반영해서, 과제의 난이도와 학습 방향을 세밀하게 조정해 나갑니다.
이렇게 개선(Act)된 내용은 다시 계획(Plan)으로 이어지는데요 — 이 순환이 쌓일수록 우리 아이에게 꼭 맞는 정확한 수업이 이루어집니다.
소수정예 교습소에서 학부모님이 결국 보시는 것은 '누가 가르치는가'라고 생각합니다. 짧게 소개드립니다.
바람직한어려움 수학 · 원장 겸 담임 교사
교습소 이름의 '바람직한 어려움(Desirable Difficulties)'은 인지심리학자 로버트 비요크가 제안한 개념인데요. 당장은 학습이 더뎌 보여도 스스로 애써서 꺼낸 기억이 훨씬 오래 남는다는 여러 연구 결과에서 가져온 이름입니다.
저는 아이가 편하게 따라 푸는 수업보다 '조금 버겁지만 넘어설 수 있는' 과제를 골라 건네는 일이 선생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업의 절반은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이구요, 나머지 절반은 그날 어디에서 막혔는지를 기록하고 다음 수업을 고쳐 짜는 시간입니다.
다만 이렇게 가르치려면 한 사람이 한 명 한 명을 끝까지 들여다봐야 해서, 정원을 작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차분하게, 꾸준하게 지도해 나가겠습니다.
대상과 구성, 첫 상담부터 리포트까지의 흐름, 그리고 매주 받으시는 리포트의 실제 모습을 정리했습니다.
네 단계가 한 바퀴 돌면, 그 결과가 다시 다음 계획의 출발점이 됩니다.
첫 상담에서는 무작정 어려운 진도를 나가는 대신 마음·학습 진단을 통해 아이가 확실히 아는 것과 지금 넘어설 수 있는 어려움, 수학을 대하는 마음 상태를 구별합니다. 학년이 아니라 현재 상태가 출발점입니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첫 몇 주의 목표와 '한 걸음 위'의 과제를 설계해 학부모님께 설명드립니다. 무리하지 않고, 그렇다고 편하지만도 않은 지점을 잡습니다.
아이가 먼저 문제와 씨름할 시간을 보장하고, 막히는 지점에서는 답이 아니라 생각의 방향을 짚어드립니다. 그날 관찰한 사실은 있는 그대로 기록으로 남깁니다.
한 주 동안 무엇을 시험했고 실제로 어땠는지, 거기서 무엇을 배워 다음 주는 어떻게 갈지를 리포트로 보내드립니다. 가정에서 챙겨주실 한 가지도 함께 적습니다.
아래는 가명으로 만든 예시입니다. 실제 리포트도 같은 다섯 칸으로 구성되며, 점수보다 '판단'과 '다음 한 걸음'에 집중합니다.
이번 주에는 일차방정식 활용 단원의 '거리·속력' 유형에서, 제가 풀이 순서를 먼저 보여주는 대신 ○○이가 식을 세울 때까지 10분을 기다려 보는 방식을 시험해 봤습니다. 지난주까지는 첫 문장을 읽고 바로 손을 들었는데요, 스스로 조건을 표로 정리해 보는 시간을 먼저 주는 쪽이 오래 남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첫날은 8문항 중 3문항에서 식을 세우다 멈췄구요, 둘째 날에는 6문항까지 혼자 식을 세웠습니다. 다만 km와 m를 섞어 쓰는 실수가 두 번 반복되었고, 이 부분은 개념보다 '확인하는 습관'의 문제로 보입니다. 수업 마지막에 ○○이가 "속력 문제는 이제 무섭지 않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식을 세우는 힘은 기다려 주면 스스로 자라는 단계에 와 있고, 지금 막히는 지점은 계산이 아니라 단위 환산 한 곳으로 좁혀졌습니다. 다만 아직은 시간이 넉넉할 때만 스스로 정리하는 편이라, 시간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도 같은 습관이 나오는지는 다음 주에 확인해 보려 합니다.
다음 수업 도입 10분은 단위 환산만 집중해서 훈련하구요, 그 뒤에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한 심화 유형 4문항으로 들어갑니다. 과제는 양을 늘리지 않고 '풀기 전에 단위부터 적기' 한 줄을 추가하는 정도로 가져가겠습니다.
과제를 봐주실 때 답이 맞았는지보다 문제 옆에 단위를 먼저 적어 두었는지만 한 번 확인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차분하게 지도해 나가겠습니다.
노력이 헛돌지 않도록, 마음과 길목을 먼저 봅니다.
성적이 안 나오는 이유는 아이마다 다릅니다. 개념이 비어 있는 아이와 설명은 알아듣는데 혼자서는 손을 못 대는 아이, 실력은 있는데 시험장에서 꺼내지 못하는 아이, 그리고 수학 자체를 피하고 싶어진 아이는 같은 점수를 받아도 필요한 처방이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저희는 첫 상담에서 진도를 나가는 대신, 부모님의 고민에서 출발하는 마음·학습 진단을 먼저 합니다. 아이의 정서 상태와 학습이 막힌 지점을 구분해 찾아내고, 지금 필요한 딱 한 가지부터 시작하기 위해서인데요. 중학생을 기준으로 설계했고, 초등 고학년과 고등학생은 상담 시 범위를 조정합니다.
아래 열 가지 중 요즘 아이를 보며 드는 고민과 가장 가까운 문장을 1순위로, 필요하면 2순위까지 고르시면 그에 맞는 문항만 준비됩니다. 모든 문항을 다 풀게 하지 않습니다.
중학교 성적은 나오지만, 고등학교에서도 경쟁력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평소엔 공부하지 않고, 혼자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요
학원을 계속 옮겨 다녀도 성적이 안 나와요
설명은 알아듣는 것 같은데 혼자서는 문제를 풀지 못해요
배운 게 안 쌓이고, 늘 비슷한 한계를 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배운 유형은 잘 푸는데, 처음 보는 문제는 손을 못 대요
평소 실력에 비해 시험 점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요
수학만 나오면 피하려 하고, 어려운 문제는 시작조차 하지 않아요
선행을 더 할지 심화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른 과목과의 균형 때문에 수학 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아요
판정은 시스템이 아니라 원장의 눈을 거쳐야만 결과지가 됩니다. 규칙이 없는 지점은 시스템이 추측하지 않습니다.
부모님이 열 가지 고민 중 1·2순위를 고르시면 그에 맞는 문항 세트가 준비됩니다. 약 2분이면 됩니다. 미성년자 검사에는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고, 동의 시각이 기록됩니다.
마음 문항 8개로 시작해, 필요한 경우에만 더 묻습니다. 점수도 정답도 없는 문항이라 아이가 잘 보이려 애쓸 이유가 없습니다.
아이의 자기보고만 믿지 않습니다. 교재를 덮고 최근 배운 것을 재현해 보기, 표준 문제와 변형 문제의 첫 줄을 시작해 보기 같은 수행 과제를 원장이 직접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보이는 반응을 함께 기록합니다.
주 진단 하나에 집중한 결과지 초안을 원장이 검토·수정해 직접 전해 드립니다. 4주 뒤 짧은 재검사로 실제로 달라졌는지 다시 봅니다.
마음과 학습, 두 갈래를 따로 봅니다. 마음이 먼저 막혀 있으면 학습 처방보다 마음 회복이 앞섭니다.
수학에 대한 '거부감'과 '무기력' 두 축을 봅니다. "수학 시간이 다가오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아무리 해도 수학 성적은 잘 안 오를 것 같다" 같은 문장에 아이가 어느 정도 동의하는지로 신호등을 켭니다.
고민에 따라 다음 중 필요한 것만 확인합니다.
가명으로 만든 예시입니다. 실제 결과지는 아이의 응답과 수행 과제에 따라 문구가 달라지고, 원장이 검토·수정한 뒤에 전해 드립니다. 여러 가지가 함께 보여도 결과지에는 주 진단 하나만 싣고, 나머지는 원장 기록에만 남깁니다.
하나. 이 결과지를 아이에게 보여 주거나 내용을 전달하지 마세요. 아이와의 깊은 이야기는 교습소에서 선생님이 별도의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가정에서 결과가 먼저 언급되면 아이는 그 대화를 '판정'으로 받아들이고, 정작 필요한 상담에서 마음을 닫습니다.
둘. "검사 결과 너 이렇다더라"는 문장은 사용하지 마세요. 검사에 대해 아이가 물으면 "선생님이 너랑 직접 이야기하실 거야" 정도면 충분합니다.
셋. 결과지를 보신 오늘, 아이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부모님이 하실 일은 5번에 딱 하나만 적어 두었습니다.
“배운 유형은 잘 푸는데, 처음 보는 문제는 손을 못 대요”
“중학교 성적은 나오지만, 고등학교에서도 경쟁력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정서 신호등 초록
아이는 수학에 대해 특별한 거부감이나 무력감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어려워하는 부분은 있어도 '수학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단정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자산입니다. 마음이 열려 있으면 학습 방법을 바꾸는 것만으로 변화가 빠르게 나타납니다. 아래에서 말씀드릴 학습 상태 이야기가 실제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다는 뜻입니다.
아이는 문제를 보면 '아는 문제'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익숙한 형태라면 풀어냅니다. 그래서 아이도, 부모님도 '이 단원은 됐다'고 여기게 됩니다.
그런데 이 느낌은 개념을 이해했다는 신호가 아니라, 비슷한 문제를 여러 번 봤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익숙함과 이해는 다릅니다. 조건이 조금 바뀌는 순간 그 차이가 드러납니다.
아이는 '이 유형은 이렇게 푼다'를 외워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익숙한 유형 문제집에서는 점수가 잘 나옵니다. 부모님이 보시기에 '잘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조건이 조금만 바뀌거나 처음 보는 문제 앞에서 멈춥니다. 외운 풀이가 없으면 시작조차 못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성적은 나오지만, 고등학교로 갈수록 이 방식은 한계에 부딪힙니다.
처음 보는 문제라고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사실은 기본 개념을 다른 옷을 입혀 낸 것입니다. 아이가 응용 문제 앞에서 멈추는 것은 응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기본 개념이 '내 것'으로 깊이 자리 잡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더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기본을 '왜 그런지'까지 확실히 다지는 것입니다.
하나. 맞힌 문제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왜 이 방법을 썼는지"를 설명하게 하겠습니다. 답이 아니라 이유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둘. 같은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도 풀어 보게 하겠습니다. 풀이가 하나가 아니라는 경험이 '외운 절차'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셋. 문제를 풀기 전에 "이 문제가 뭘 묻는 것 같아?"를 먼저 묻겠습니다. 손이 먼저 나가는 습관을 늦추고 해석하는 단계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아이가 문제를 맞혔을 때 "몇 개 맞았어?"가 아니라 "그거 어떻게 풀었어?"라고 한 번 물어봐 주세요. 설명이 막히면 그 문제는 아직 아이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도 다그치지 말고 "아, 그렇구나" 정도로 넘어가 주세요. 부모님이 관심 갖는 대상이 '답'에서 '과정'으로 바뀌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공부 방식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하지 말아 주세요4주 뒤에 짧은 재검사를 통해 변화를 확인하겠습니다. 이번에 말씀드린 것이 실제로 달라지고 있는지 함께 보고, 다음 단계를 정하겠습니다.
그 사이에 성적이 오르지 않아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금 단계에서 확인할 것은 점수가 아니라, 아이가 수학을 대하는 방식이 조금이라도 달라졌는가입니다.
고3·N수 정시 준비생을 위한 반입니다. 실전 모의고사를 '단순히 치르는 반'이 아니라, 시험을 치를 때마다 드러나는 내 공부의 장면을 잡아 하나씩 고쳐 가는 반입니다.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도 점수가 안 나온다", "집에서 풀면 맞는 걸 시험장에서는 틀린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실전 시험장은 편안하게 연습할 때와는 많이 다른 환경인데요. 낯선 긴장감이나 시간 압박, 안 풀리는 문제에 대한 미련 같은 것들이 아이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실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긴장 속에서 '실력을 꺼내 쓰는 힘'이 아직 훈련되지 않은 경우가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학습과학에서는 시험을 치르는 행위 자체가 훌륭한 학습이 된다는 것을 '시험 효과(testing effect)'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같은 시간을 들여 다시 읽고 정리하는 것보다, 시험 형식으로 머릿속에서 강제로 꺼내는 연습을 하는 쪽이 장기 기억에 훨씬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쌓여 있구요. 다만 실모반이 주목하는 부분은 기억력 강화만이 아닙니다. 실전과 비슷한 조건의 시험을 반복해서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시험 불안이 낮아진다는 연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모반은 시험을 치르는 것에서 끝내지 않습니다. 시험 전에 기준을 정해 두고 들어가고, 치른 뒤에는 시간 운영과 당시의 판단을 기록지에 남기구요, 원장과 마주 앉아 그 시험에서 드러난 '장면' 하나를 골라 다음 시험까지 고쳐 봅니다. 점수가 아니라 '판단'을 훈련하는 반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 Roediger & Karpicke (2006), Test-enhanced learning · Agarwal 외 (2014), 인출 연습이 중·고등학생의 시험 불안을 낮춘다는 연구, Journal of Applied Research in Memory and Cognition
뭉뚱그린 진단은 학생 입장에서 "그래서 어쩌라고"가 됩니다. 실모반에서는 시험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을 관찰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 '장면'으로 잘라 부릅니다.
학생은 「공부의 기준 12 · 장면 33」을 읽고, 이번 주에 실제로 손댈 수 있는 장면 하나를 스스로 고릅니다. 교사가 지정하지 않습니다. 아래는 그중 스물아홉 개인데요, 국어 지문에만 해당하는 장면과 다른 장면에 합쳐진 것은 뺐습니다.
실모 → 기록지 → 면담 → 한 주 기록 → 판단. 이 순환이 쌓이면 학생 자신의 장면 목록이 생깁니다.
정한 요일과 조건 그대로 칩니다. 컨디션이 나쁜 날도 건너뛰지 않습니다 — 피로한 상태의 실력을 재는 것도 훈련이라서요.
시험 전에 정해 둔 기준, 시간 운영, 오답의 원인, 다음 시험을 위한 다짐까지 채점 직후에 적습니다. 기억이 선명할 때 써야 데이터가 됩니다.
기록지와 시험지를 놓고 장면 하나를 고릅니다. 그리고 0~5점 각 점수에 '이 학생이 실제로 하는 행동'을 앵커로 붙입니다. 같은 장면이라도 앵커는 학생마다 다릅니다.
학생이 매일 직접 점수를 매기고 한 줄을 남깁니다. 다음 면담에서 유지·수정·확대·중단 중 하나를 정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가명이고, 여러 학생의 사례를 섞어 만든 예시입니다. 장면 하나가 실제로 어떻게 다뤄지는지, 면담부터 학부모님께 가는 메시지까지 순서대로 보여 드립니다.
실모 기록지의 '시간 운영' 칸에 21번에서 10분 넘게 씀, 27~30번은 손도 못 댐
이라고 적어 온 날이었습니다. 장면 33을 같이 펴 놓고 이○○이가 직접 고른 것은 E1'손절 기준 없이 한 문제를 계속 붙잡는다'였구요. "1–2분만 더 쓰면 풀릴 것 같아서 못 넘어가겠어요"라는 말이 그대로 3점 앵커가 되었습니다.
첫 면담에서 정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손절 기준 — 한 문항을 언제 놓을지를 학생의 말로 정합니다. 표시 — 문항 번호 옆에 △와 시각. 돌아올 순서 — 남은 시간에 △ 친 순서대로.
기본 앵커를 이○○이의 말로 덮어쓴 것입니다. 점수는 이○○이가 매깁니다.
| 0 | 기준을 넘긴 걸 알면서도 계속 붙잡았고, 뒤 문제가 밀렸다 |
| 1 | 채점할 때에야 그 문제에 오래 있었음을 알았다 |
| 2 | 이 장면에는 2점이 없습니다. 알아차리지 못한 것(1)과 알아차렸지만 멈추지 못한 것(3) 사이가 갈림길이라, 그 사이를 억지로 채우지 않습니다. |
| 3 | 붙잡고 있는 걸 알았지만 "1–2분만 더 쓰면 될 것 같은데" 하며 계속 갔다 |
| 4 | △와 시각을 적고 넘어갔다 — 다음 문제를 풀면서 곁눈질은 했다 |
| 5 | 기준에 닿으면 △ → 넘어감 → 다음 문제에 집중이 붙었다 |
발생할 때마다 한 행입니다. 손절 실패가 없었던 문항은 적지 않습니다.
| 주 | 회차 · 문항 | 점수 | 한 줄 |
|---|---|---|---|
| 1주 | 1회차 · 15번 | 1 | 채점하고 보니 한참 씀. 시계 안 봄 |
| 1주 | 1회차 · 21번 | 3 | 기준 넘긴 거 알았는데 곧 풀릴 것 같아서 계속. 28·29 못 봄 |
| 1주 | 2회차 · 14번 | 4 | △ 치고 넘어감. 다음 문제 풀면서 두 번 돌아봄 |
| 1주 | 2회차 · 22번 | 0 | △ 칠 타이밍 알았는데 그냥 밀어붙임. 30번 백지 |
| 1주 뒤 면담 — 유지. 앵커는 그대로 두고, 회차마다 '손절 실패로 잃은 시간'만 같이 적기로 함 | |||
| 2주 | 3회차 · 20번 | 4 | 진전 없다고 느낀 순간 △. 미련은 남음 |
| 2주 | 3회차 · 29번 | 5 | △ 치고 30번 먼저 봄. 돌아와서 29번 풀었음 |
| 2주 | 4회차 · 21번 | 5 | 기준에서 △. 그 뒤로 시간 안 밀림. 다른 발생 없음 |
손절 실패로 잃은 시간 1회차 약 15분 → 2회차 약 8분 → 3회차 약 3분 → 4회차 0분
1주차 금요일의 0점 행을 보고 제가 한 첫 말은 "정확하게 관찰했네"였습니다. 22번에서 △ 칠 타이밍을 '알았다'는 것 자체가 1주 전과 다른 점이었구요. 점수가 평가로 읽히는 순간 기록은 죽기 때문에, 0점을 나무라지 않습니다.
두 주 뒤 발생이 회차당 두 건에서 한 건 이하로 줄어, 이 장면은 '유지'로 두고 이○○이가 다음 장면을 골랐습니다 — F4'시험 전에 내가 자주 틀리는 패턴을 미리 떠올리지 않는다'. 다만 손절한 문항으로 돌아온 뒤 다시 붙잡는 일이 생기면 E1로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이번 두 주 ○○이가 잡은 장면은 '손절 기준 없이 한 문제를 계속 붙잡는다'였습니다. 첫 주에는 채점을 하고 나서야 시간을 많이 쓴 걸 알았는데요, 둘째 주에는 시험 중에 알아차리고 표시한 뒤 넘어가는 문항이 생겼구요, 한 회차에서 손절 실패로 잃은 시간이 약 15분에서 0분까지 줄었습니다. 점수는 일부러 보내드리지 않습니다.
다음 주 장면은 ○○이가 직접 골랐습니다 — 시험 전에 자주 틀리는 패턴 세 가지를 미리 떠올리는 것. 집에서는 실모 날 저녁에 "오늘 △ 몇 개 쳤어?" 한 번만 물어봐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차분하게 지도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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